이미지를 위한 세계 – 장 샤를르 장봉 (Jean-Charles Jambon)

2022-12-20

이미지를 위한 세계

– 권현진의 신작들

쟝 샤를르 장봉 Jean-Charles Jambon (철학 박사, 전 파리8대학 조형미술학과 교수)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가 그들의 저서 “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말하기를 “예술작품의 소재와 재료들을 필요로 하는 한, 예술작품은 존재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 안에 실재한다”고 했다. 두 철학자에 의하면, 예술작품은 센세이션의 집합체이자 지각의 대상과 정서의 복합물이다. 지각의 대상과 정서는 지각과 다른 감정 혹은 애정을 구별 짓기 위해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 권현진작가의 작업이다.

“저는 눈을 감고 빛을 보면서 안구에 나타나는 색의 환영들을 봅니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그녀는 센세이션을 그린다. 그녀는 하나의 세상을 창조, 다색의 세상을 창조하는데 우리들 중의 대부분은 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혹은 이해해야 하는지 모른다. 어떻게 보면 우리들이 우리들 안에 깊이 묻어둔 것을 솟아오르게 할 줄 아는 예술가와 범인의 차이일 것이다. 재능 있는 아티스트가 캔버스에 그린 그림을 발견할 때, 범인은 잃어버렸거나 억압된 힘 혹은 품성을 놀라움, 감탄, 기쁨, 행복과 함께 되찾을 것이다. 권현진의 그림과 다른 예술가와의 차이를 만드는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는 사용된 소재와 캔버스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쟝 클로드 모아노(Jean-Claude Moineau)의 비평적 학술언어를 재해석하면서 Visual Poetry라는 제목의 작품들은 그녀가 수 없는 노동과 몸을 혹사시키면서 얻은 것들이다. 특히 지금의 색채는 오랜 기간의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얻어진 색이다.

이번 작품들에서는 캔버스의 화면에서 보여주듯 남용이나 색의 과도함과 같은 경멸적인 것을 암시하기 보다는 용어나 개념 혹은 들뢰즈식의 관념을 사용하기를 그녀는 권한다: 재료의 흐름, 색의 흐름, 빛의 흐름, 그늘과 반사광, 그리고 이러한 흐름들은 새로운 배열을 만드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캔버스 위에 색들은 범람하는 화산의 용암의 분출, 단단한 대리석, 용해되고 있는 지구의 표면의 움직임처럼 보여진다. 또한 유동적 육체의 모습인, 피, 혈장, 림프 등의 유기적인 본질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들은 살아있는 세포의 근본적인 구성성분임을 암시한다: 세포핵이 담기고 움직이게 하는 세포질, 세포기관. 들뢰즈와 가타리에 따르면 이는 “지각의 대상처럼 지각은 무언가와 닮았다면 이미 존재하던 사물을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 그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닮음이다”라고 설명할 수 있다. 권현진의 그림은 색, 흐름, 선, 그늘, 빛 등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액체처럼 흐르는 그림은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시간의 자국을 보여주는 동시에 캔버스는 유기체 생물인지 아닌지, 우주의 개념보다도 들뢰즈–가타리식의 관념을 일제히 현미경적인 특성으로 돌려 보낸다.

권현진의 작업을 소개하면서 그녀의 영상 작업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싶다. 영상작업에서는 2차원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끊임없이 움직이는 3차원의 추상회화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업은 회화 작품만큼 매력적이고 관람객들에게 그들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시각을 자극해주고 있다.